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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프리콘에 대한 오해와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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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302회 작성일 : 20-03-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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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콘은 Pre-Construction의 약자로 용어 그 자체는 시공 이전 단계를 의미하지만 실무에서는 시공 이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사업관리 활동이나 서비스를 통칭하는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프리콘이 국내 건설언론에서 자주 언급되고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LH를 중심으로 공공 건설사업에서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 시범사업이 발주되기 시작한 최근 수년 이내이다.

  사실 국내에서 프리콘이 제도적으로 시작된 것은 약 20년 전이라고 볼 수도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을 통해 건설사업관리 제도가 도입되고 시공 이전 단계에서 용역사를 중심으로 CM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된 시점을 프리콘의 시작으로 보면 그렇다는 얘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콘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는 LH라는 대형 공공 발주자가 시공책임형 CM 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프리콘의 수행주체가 (종합)건설사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즉, 프리콘 역량이 있어야 대형 발주자가 시행하는 사업에 건설사가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는 계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프리콘에 대한 논의를 관찰하다보면 흔히 발견되는 세 가지 오해가 있다. 첫째는 프리콘을 하나의 발주 방식 또는 발주 체계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프리콘 발주 방식’, ‘프리콘 발주 체계’를 검색해보면 이렇게 사용된 용례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만일 프리콘을 발주 방식의 하나로 본다면 설계시공분리 방식이나 설계시공 일괄방식과 동일 선상에서 프리콘을 자리매김할 수 있는가? 또한 시공책임형 CM도 하나의 발주 방식인데 프리콘도 발주 방식이라면 프리콘이 이루어지는 시공책임형 CM 사업은 두 개의 발주 방식이 혼합된 사업인가 등 해석에 혼선이 발생한다. 프리콘은 프리콘과 궁합이 맞는 발주 방식에서 이루어지는 사업관리 활동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정확한 자리매김이다.

두 번째 흔한 오해는 프리콘을 그간 우리 건설사들이 이미 오랜 기간 해온 것이라고 간주하는 것이다. 프리콘에 대해 건설실무자와 대화를 해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프리콘을 경험해본 실무자는 그간 우리 건설사들은 프리콘을 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개진하는 반면에 프리콘을 경험하지 않은 실무자는 그간 프리콘을 해왔다는 의견을 피력하고는 한다. 후자의 얘기를 조금 더 들어보면 낙찰 후 착공 전까지의 사전 준비활동을 프리콘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도 관찰된다. 굳이 문자적으로 보면 착공 전 사전 준비활동을 프리콘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용적으로는 프리콘으로 간주할 수 없다. 시공 이전 단계(설계 단계)부터 설계자, 종합건설사, 전문건설사의 삼자 간 협업과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 프리콘의 핵심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건설사가 프리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시공책임형 CM 사업을 통해 ‘처음’ 마련되었다는 것도 흔한 오해 중 하나이다. 비록 가장 흔한 발주 방식인 설계시공분리 방식이 프리콘과 구조적으로 궁합이 맞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시공책임형 CM 방식만이 프리콘을 동반하는 유일한 발주 방식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건설사의 시공 이전 단계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발주 방식은 프리콘과 짝을 이룰 수 있으며, 설계시공 일괄방식과 BTO, BTL 방식 등으로 발주되는 민간투자사업에서도 프리콘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방식들이 이미 상당 기간 활용되어온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프리콘이 최근에 와서야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그간 우리 건설산업에서 프리콘이 제대로 실천 또는 정착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프리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것은 단순히 올바른 이해를 하자는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프리콘을 우리 건설사가 이미 하고 있던 것이나 시공책임형 CM 방식에서만 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면 프리콘의 가치와 잠재력이 매몰되거나 평가절하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성공사례를 통해 나타난 프리콘의 가치와 잠재력을 요약하면 ‘시공 이전 단계에서부터 건설서비스 제공자(설계자, 종합건설사, 전문건설사)가 협업하고 소통하면 그 혜택은 고객(발주자)과 서비스 제공자가 함께 누린다’이다.

공공 발주자는 기존 발주 방식의 제도권 안에서 프리콘 활동이나 서비스를 명시적으로 요구함으로써 프로젝트 성공과 건설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유도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발주제도로부터 자유로운 민간 발주자에게 프리콘의 가치와 잠재력을 홍보해야 하며 이는 건설사의 몫이다. 기존 제도권 내에서 또는 홍보 활동을 통해 프리콘의 장을 열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다. 프리콘 확대와 역량 강화는 발주자의 가치 확보, 건설산업의 진보와 건설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나의 엔진이 될 수 있으며, 이것이 건설사가 프리콘의 가치와 잠재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김한수(세종대 건축학과 교수)


[출처 : 건설경제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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